계림(鷄林)의 노거수(老巨樹)

이용우

계림의 노거수들 쓰러질 듯 서 있다
꺾일 듯 굽은 장등 속조차 텅텅 비고
억세던 천년 하늘도 텅 비어 허허롭다.

나무도 늙어지면 하늘바라 속 비우고
늙어서 속 비우면 철 든다 이른 말이
머잖아 모두 버리고 떠날준비 하란다.

풍진의 세월 속에 야차같이 살았어도
손 안에 남겨진 것 티끌하나 없지마는
한번쯤 고운 단풍잎 물들이고 싶어라.

 

 

 

[작가설명]

 

2001년 월간문학 신인상(시조)수상
영남시조문학회, 초록숲문학동인회 회장역임
경주시문화상(문학부문) 수상.
시조시집 형산강(2003년), 어머니의 창(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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