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구의원
김현정 구의원

존경하고 사랑하는 강남구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압구정동, 청담동 출신 행정재경위원회 소속 의원 김현정입니다.

강남구에는 재건축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크고 작은 단지가 50여개에 달할 정도로 재건축이 많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재건축 단지들은 용적률과 건폐율 등 각종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공원, 도로 혹은 공공시설 등을 기부채납 합니다. 재건축 예정 단지가 많은 만큼 향후 우리 구 재산이 될 기부채납 또한 많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기존의 정비사업에서는 기부채납이 공원이나 도로 등으로 이루어졌다면, 최근에는 문화 체육시설과 같은 공공시설로 기부채납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합니다.

행정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입주가 예정되어 있는 디에이치자이 개포 단지와 같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해당 단지는 우리 구에 공공시설 9,603m2 를 기부채납 하였고 이 시설에는 실내놀이터, 키움센터, 평생학습관, 영어도서관, 라켓볼장, 클라이밍장이 있는 체육시설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참고로 이 시설을 운영하는데 공무원, 도시관리공단 직원, 청소, 경비 등 60명 이상의 인력이 투입되어야 하며 연간 80억 정도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사실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디에이치자이 개포 기부채납의 경우, 확약서를 보면 시설용도는 창업지원센터 및 실내체육관였습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발 때문에 원래의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용도변경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부채납 시설의 진출입로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하더라도, 단지 내에 위치하고 있을경우 입주민이 아닌 일반 주민들의 이용은 쉽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예정된 다수의 재건축 조합에서 주민들이 원하는 시설인 도서관이나 체육시설로 기부채납 할 경우, 관리와 운영을 맡아야 할 구청이 과연 그 시설들에 대한 인건비와 운영비 등 막대한 예산을 감당할 수 있냐는 점입니다.

어느 단지의 기부채납은 문화체육시설로 받아 세금으로 운영해주면서 어느 단지는 그렇게 해주지 않겠다고 하면 결국 형평성 논란이 생기지 않을까요?

이렇듯 기부채납은 우리 구의 재산이라고 해서 무조건 반가운 것이 아니라 운영예산을 비롯한 형평성 등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 의원은 다음과 같이 두가지를 제안 합니다.

첫째, 기부채납에 대한 명확한 기준 설정과 함께 방법의 다양성을 모색 하시기 바랍니다.

이번 임시회에서 논란이 되었던 디에이치자이 개포 기부채납 시설의 경우, 집행부는 수년간 해당 아파트 주민들과 협의 했지만 주도권을 쥐지 못한 채 결국 주민들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다 받아들였습니다.

집행부 내부에 기부채납에 대한 기본적인 방침이나 기준없이 근시안적으로 부서별 사업이 추진되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업의 유형, 규모, 내용 맞게 적정한 기부채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

한편 서초구의 재건축 단지에서 현금으로 기부채납한 사례가 있듯 우리 구에 가장 좋은 방식을 요구하고 그에 맞는 기부채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기부채납 전과정에 있어 그 주체가 강남구청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둘째, 기부채납 공공시설의 체계적 건립을 위한 종합계획을 마련하여야 합니다.

기부채납 시설을 건립하기 위해서는 이번사례와 같이 주민들의 요구에 이끌려 시설의 종류를 정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강남구 공공시설의 현황을 바탕으로 반드시 필요한 공공시설의 종류와 우선순위 등의 종합계획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최근, 강남구에는 임차한 시설이 많아져 이에 소요되는 예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 시설을 기부채납 시설에 입주하도록 하는 방안 등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필요하다면 기부채납 T/F를 설치하여 기부채납 전반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기부채납의 유형에 따라, 의회에서 사업의 진행을 알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기부채납 시 주민을 대표하는 의회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구청장을 비롯한 집행부 공무원 여러분께서는 빠른 시일 내에 기부채납 전반에 대한 중장기계획을 마련하시기를 바라며 이상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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