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자 매수 혐의로 징역 1년형을 2심에서 선고받고 이달 중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취임 2주년을 맞아 교사 학생 학부모에게 보낸 편지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여러분들의 응원과 격려가 저를 이끌어 주었습니다. 임기 반환점을 도는 이 시점에 저는 서울 교육가족과 함께 그동안의 부족함과 넘침에 대해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교육희망을 함께 설계하고자 합니다”

곽 교육감이 전달한 ‘존경하는 서울 교육가족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A4용지 크기 4쪽 분량의 편지다. 주요 내용으로는 취임 이후 ▲수업 혁신 ▲문예체 활동 및 진로교육 강화 ▲학교 부적응 학생과 학교폭력을 해결하기 위한 교사 감정코칭 연수 ▲혁신학교 도입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 등의 성과를 냈다고 열거돼 있다.
 
이 편지는 지난달 29일 작성됐으며, 이달 2~3일 동안 지역교육지원청을 거쳐 일선 학교로 내려갔다. 일부는 가정통신문 형식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달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결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편지의 내용이 자화자찬 일색이라 곽 교육감의 편지를 보는 이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학부모 김모(40?여)씨는 “아이가 가정통신문을 가져와서 읽어봤다. 교육을 바꿨다는데 별로 공감이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최근 펴낸 에세이집도 그렇고 자기 업적을 치켜세우려는 것 같아 불편하다. 교육감이 정말 훌륭하다면 교육 수요자들이 알아서 평가해주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학교 관계자들의 견해도 회의적이다. 강남의 한 학교에서 근무 중인 최모(가명)교사는 “대법원 판결을 앞둔 데다 지난해 구속 기소되면서 약 5개월 업무 공백이 있었는데 취임 2주년이 웬 말이냐. 혼란을 빚어 죄송하다고 해야 하는 게 아니냐”라고 말했다. 다른 학교 김모(가명)교장도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나진 않았지만 후보자 매수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는데 스스로 부패와 비리를 잡았다고 하는 대목이 아이러니했다”고 의아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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