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seoul  DB
공사초기부터 부실 논란에 휩싸인 서울시 수해 복구공사가 지난달 마무리 됐다. 10개월 만이다. 그러나 당초 원인조사 없이 복구공사를 강행했다가 부실조사라는 오명을 벗고자 완공된 시점에서 다시 원인 조사에 착수하는 이른바 주먹구구식 공사를 진행해 곳곳으로부터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서울시가 산사태 발생 지역 가운데 원인조사를 한 곳은 81곳 중 단 4곳. 가장 피해가 컸던 지역인 래미안과 신동아 아파트, 전원마을과 향촌마을 일대이다.

당시 원인조사를 위해 시에서 구성한 민관합동조사단장은 “서울시가 4군데만 조사하라고 의뢰했다”면서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 각 현장에 대한 원인 분석과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81곳 가운데 우면산 일대 12곳을 제외한 신림동 제 2구립운동장이나 일원본동 등 69군데에 대한 원인조사 또한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

나머지 69곳은 단순히 산이 아니라 절개지, 옹벽 등 지형과 지질이 모두 다를뿐더러 주택가와 인접한 곳들이 많아 원인분석과 그에 맞는 공법이 필요한 곳이다.

시에 따르면 일반적인 산사태의 경우는 지금까지 원인조사를 하지 않았다. 산사태는 강우량을 견디지 못해 발생한 것이고 그런 곳에서는 복구공사가 우선이라는 논리다.

시 관계자는 “우면산은 특별히 사람이 다쳤기 때문에 원인조사나 변수가 있는 지에 대해서 재검증을 진행하고 있으며 소송 또한 걸려있어서 원인조사를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는 “배 아파서 병원 간 사람한테 무조건 수술하자고 들이미는 꼴”이라며 비꼬았다.

배가 아프면 원인을 알아낸 뒤 약을 먹을 수도 있고, 조금 기다리면 괜찮아질 수도 있는데 일단 수술부터 해야 그에 따른 비용이 나온다는 설명이다. 이번 시의 산사태 복구 비용은 모두 400억 상당.

시는 원인조사가 부실하다는 논란이 계속되자 우면산 일대 14곳에 대해 지난 4월 추가 및 보완 조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우면산을 비롯해 서울시내 복구공사는 지난달 모두 끝났다.

전문가들은 완공된 상황에서 원인을 찾는다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한편, 지난 3일 서울지역에 한 시간 가량 갑작스레 내린 시간당 50mm의 소나기에 곳곳이 침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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