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구(구청장 문충실)가 학기 중에 구립 어린이집 원장 인사를 대규모 단행해 학부모 및 교사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관내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지난달 26일 “구청에서 24일 갑작스레 원장들을 소집하더니 그 자리에서 29명의 원장 가운데 19명에 대해 인사 발령을 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인사의 시기나 원칙이 도저히 납득되지 않아 학부모들과 교사들이 여러 번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아직까지 대책 마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일부 원장들은 구의 전격적인 인사단행에 항의 차원에서 사임했고, 이곳 어린이집 교사들은 신임 원장의 교육방침에 반발하며 원장 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

앞서 구는 지난해 말에도 6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지만 학기 말인 데다 규모가 작아 논란이 되진 않았다.

그러나 이번 인사는 학기 중에 갑자기 원장이 교체되면서 교육방침과 방향이 바뀐다. 이에 학부모와 교사들은 “모두가 혼란에 빠져 결국 아이들이 피해를 입는다”고 지적한다.

한 학부모는 “구청은 ‘썩은 물은 고인다’는 논리를 펴는데 몇 년마다 원장이 바뀌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교육의 질 저하 및 일관성 결여, 책임감 부재 등은 왜 생각하지 못하느냐”고 비판했다.

어린이집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어린이집으로 발령난 원장들의 경우 구청에 미움을 샀다는 오해를 받고 있는 등 이번 인사로 상당수 원장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순환인사를 할 때에는 원장에 대한 신분보장을 해주고 객관적인 평가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청 측은 “이번 인사는 구 보육정책위원회를 거쳐 기준에 맞게 진행됐다”며 “일부 갈등에 대해선 구청장 면담 등을 통해 해결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동작구는 조례 개정을 통해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구청장이 구립 어린이집 원장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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