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옷을 입은 이방인이 필동 골목 어귀에 나타났다.

그를 따라 눈길을 돌리면 다양한 국적을 가진 사람들의 미소를 만나게 된다.

중년 남성의 넉넉한 웃음, 어린 아이의 함박 웃음...

서울 중구(구청장 서양호) 필동이 퇴계로36가길 일대(필동 주민센터~갤러리 꽃피다 구간)에 골목 갤러리를 조성했다.

건물 외부 벽면에 사진을 전시함으로써 누구나 관람이 가능한 사진전을 연 것이다. 지역예술가들과 힘을 합해 곳곳에 다채로운 여행사진을 전시해 주민들에게 익숙한 골목길을 이국적인 낯선 여행지로 둔갑시켰다.

필동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필동 소재 갤러리, 디자인 및 인쇄 업체 등과 협업으로 탄생한 골목 갤러리는, 코로나19로 침체된 예술계와 인쇄업체와의 상생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필동 소재 CJ인재개발원에서도 갤러리 조성에 기꺼이 동의하며 건물 벽면을 전시장으로 제공했으며, 타 건물주들도 코로나로 지친 이들을 위로할 힐링 이벤트가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하며 건물 외벽 전시에 뜻을 모았다.

골목 갤러리 사진들은 사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들로 다음달 7일까지 필동 건물 외벽에 전시될 예정이다.

여행에 목마른 이들이라면 필동 골목길을 걸어 보자. 색다른 힐링 타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 추억사진을 남기기에 좋은 장소이기도 하다. 남산골 한옥마을이나 남산 산책로로 진입하기 쉬운 골목이라 가벼운 걷기 운동 코스로도 제격이다.

이번 사업에 아이디어를 보탰다는 필동 주민 김 모씨는 "사진전을 야외에서 보니 색다른 기분이다. 매일 걷는 곳인데 다른 곳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여행가기 힘든 요즘 동네 골목을 걸으며 기분 전환을 한다. 주민들을 위한 이런 행사가 매년 열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맑고 청명한 가을날씨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맘이 드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이다. 필동 골목 갤러리로 오셔서 이국적인 분위기를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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