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 ‘한류’시대를 본격적으로 연 開拓者이자, 20년 이상 ‘한류’현장을 누벼온 ‘한류’戰士, 현재 MBC문화방송 국장으로 근무 중인 박재복 국장을 인터뷰했다.

Q : ‘한류’현장의 대표적 인물이라는 평가가 있다, 먼저 ‘한류’와 관련해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한다면?

A : 이제 곧 MBC를 정년퇴임 하게 되는 시점이다. 직장생활의 대부분은 한국의 문화상품을 해외로 전파하는 ‘한류’ 현장에서 보낸 것 같다. 무엇보다도 1990년대 초 ‘한류’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고 20년 이상 ‘한류’현장을 누벼온 ‘한류’전사였다는 점에 특별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Q : 1997년 중국 CCTV에서 방영되었던 <사랑이 뭐길래>는 당시 외교가에서 한중 외교관계 단절 50년 공백을 드라마 한 편이 채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수교 5년밖에 안 된 시점이라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성사될 수 있었는지?

A : 중국 CCTV에서 방영된 된 드라마<사랑이 뭐길래>는 ‘한류’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작품이란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당시 중국은 우리에게 닫혀있던 시장이었고, 드라마 수출은 상상하기도 어려웠다. 이런 와중에 중국어로 번역된 드라마 자료를 들고 중국의 사천성에서 열린 방송마켓에 참석했다. 현장으로 파고든 무모함 덕분에 <사랑이 뭐길래>의 중국 진출 계약이 성사되었다고 할 수 있다. 드라마<사랑이 뭐길래>는 중국 CCTV에서 방영되면서 대히트했고, 이로 인해 한국이란 나라의 국가이미지가 바뀌고 거리 풍경이 바뀔 정도였다.

Q : 드라마<대장금>은 한국 드라마의 세계 진출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 사례라고 들었다. 이와 관련하여 경제적 측면과 문화적 측면에서의 의미를 설명한다면?

A : 방송콘텐츠는 매체 특성 상 영화나 K-Pop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그 파급효과가 크다. 특히 초창기 한류를 리드해온 대표적인 킬러콘텐츠는 MBC의 드라마<대장금>과 KBS의 드라마<겨울연가>다. 드라마 같은 방송콘텐츠의 수출은 당장의 수익이 전부가 아니고, 부가적으로 일어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나다. 몇 년전 한국경영학회에서 발표한 연구자료에 의하면 ‘한류’의 자산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LG나 포스코 같은 대기업 2~3개를 합한 것에 견줄 만하다고 한다. 드라마<대장금>은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되면서 가는 곳마다 뉴스를 만들어냈다. 우선 기억나는 뉴스로는 대만과의 민간항로가 다시 열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란에서 시청률 90%에 육박하는 대히트로, 주인공이 CF모델로 등장하는 LG전자의 이란 내 전자제품 시장점유율이 1위로 오르기도 했다.

Q : 방송콘텐츠 유통시장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고 향후 어떤 전략이 필요할지?

A : 문화상품은 기본적으로 특정한 문화를 바탕으로 창출되기에 우수한 상품도 이질적인 권역으로 옮겨갈 때는 필연적으로 문화적 할인현상이 발생한다. 문화적 할인을 최소화시키는 길은 음악적 요소나 영상미가 아닐까 싶다. 일반적인 시장경쟁은 가격이 중심요소인데 문화상품은 철저하게 품질이 핵심요소로 작동하고 있고, 이러한 틀에서 소수의 킬러콘텐츠가 시장을 석권하는 승자독식 현상이 나타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같은 핵심요소들을 반영한 전략이 강구된다면, 우리의 ’한류‘시장은 더 크게 확장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Q : 앞으로 계획이나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A : 얼마 전엔 직장생활 30여년을 결산하는 책을 하나 썼다. 책 제목은 <글로벌시대의 방송콘텐츠 비즈니스>인데, 학문적 이론과 실무현장을 담았다. 최근 미디어업계 전반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매우 빠르고 광범위하다. 시장이 급속하게 글로벌화하면서 동시에 첨단기술에 기반한 신 개념의 매체들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여기서 살아남아 승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변화물결의 방향성을 정확히 포착하고 거기에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한류’현장을 뛰는 문화전사가 되고 싶고, 문화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전략가로 기능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정년을 맞고 있는 시점이라 또 그럴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남북한도 문화로 연결해내고 싶고 ‘한류’로 세계 메이저권에 진입하는 미래비전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다.

약력

1960년생, 연세대 영상커뮤니케이션 박사.

MBC의 일본지사장, MBC프로덕션 국제사업부장 역임

현재 MBC문화방송 국장으로 근무 중.

현재 국립안동대 한국문화산업대학원 겸임교수

주요저서

<글로벌시대의 방송콘텐츠 비즈니스>(W미디어)

<한류, 글로벌시대의 문화경쟁력>(삼성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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