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5일 국회 외통위 회의에 나왔다가 박진 의원으로부터 ‘말조심 좀 해달라’는 소리를 들었다. 송 위원장은 최근 잇단 말실수로 “외통위원장이 ‘외교 리스크’를 자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박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이날 국회 외통위에서 “최근 논란이 된 송 위원장의 몇 가지 발언에 대해 의사 진행 발언을 하겠다”며 송 의원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주한미군 주둔 규모, 유엔사령부 존립근거 여부, 뉴질랜드 주재 한국 외교관 성추행 혐의 등 여러 사안에 대해 공개 발언한 점을 언급했다.

박 의원은 “동료 의원의 견해에 대해 공개 지적하는 것은 저도 원치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외통위 발언은 그 자체로 중요한 메시지”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개인적인 발언이라고 하더라도 사안에 따라서 파급력이 크고 대내외적으로 특별한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외통위는 여야를 넘어서 초당적으로 국익을 추구해야 한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서도 가장 품격을 유지해야 할 외통위를 책임진 위원장께서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과 국가이미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발언을 계속하는 것은 국익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송 위원장은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할 경우,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 오해받을 수 있는 부적절한 발언을 자제해주실 것을 정중하게 요청드린다”고 했다.

앞서 송 위원장은 지난 20일 "유엔군이라는 것은 족보(族譜)가 없다"며 "남북 관계에 간섭하지 못하도록 통제해야 한다"고 말해 큰 논란을 불렀다. 송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가 전시작전권을 환수한 후에도 미국이 유엔군사령부를 통해 개입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주한 유엔군사령부라는 것은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다. 유엔에서 예산을 대준 것도 아니고 그냥 주한 미군의 외피를 입힌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위원장은 지난 19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뉴질랜드 주재 한국 외교관의 현지 직원 성추행 의혹과 관련, "친한 사이에 남자끼리 배도 한 번씩 툭툭 치고, 엉덩이도 한 번 치고 그랬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가 논란이 됐다. '가해자를 옹호한다' '성인지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커지자 송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했다.

또한 지난달 16일엔 북한이 개성공단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한 것에 대해 "포(砲)로 폭파하지 않은 게 어디냐"고 했다가 논란이 됐다. 지난달 1일엔 국회에서 열린 한·미 동맹 관련 간담회에서는 "주한 미군은 한·미 동맹 군사력의 오버캐파(overcapacity·과잉)가 아닌가 한다"고 했다. 필요 이상의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으므로 주한 미군 감축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돼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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