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대 서울시의회의 제284회 정례회 첫날인 오늘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연설이 있었다. 서울교통공사 세습고용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이후 박 시장이 처음으로 시민 앞에 서는 연설이었다.

그렇기에 박 시장은 시민 혈세를 투입하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설명에 앞서 그동안 채용비리 의혹으로 시민들께 걱정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부터 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사과는 커녕 시민들 앞에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을 쓰겠다고 당당히 얘기하는 것은 시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망각한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자유한국당 서울시의원 6명(김진수․이석주․성중기․김소양․이성배․여명)은 이러한 박원순 시장의 후안무치한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며, 박 시장의 시정연설 중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등을 규탄하는 피켓 시위를 진행하였다. 자유한국당은 그동안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하여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기 위해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 공공기관 전수조사 결단을 촉구했지만, 지금까지 박 시장은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어제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추진단’을 통해 전수조사를 추진한다고 밝혔고, 박 시장은 집안 단속을 제대로 못해 남의 손에 전수조사를 맡기는 셈이 되었다. 자유한국당 서울시의원 일동은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채용비리 제보센터’에 그동안 접수된 다수의 제보들을 면밀히 조사하고 있음을 밝힌다. 내일(11.2)부터 진행되는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각 상임위에서 이 부분에 대해 철저히 따져 묻고, 필요할 경우 정부 ‘공공기관 채용비리 근절 추진단’에 이를 이첩할 예정이다. 오늘 박원순 시장이 밝힌 내년도 예산안은 한 마디로 “시민 세금으로 ‘빚내서’, 시장 공약사업만 ‘빛내는’ 예산”이다.

박 시장은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이라고 자랑스럽게 얘기했지만, 유례없이 2조 4천억 원 규모의 지방채까지 발행되었고, 그동안 논란의 여지가 있고 검증되지 않은 공약사업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무엇보다 그간 실효성과 추진 과정 상 논란이 이어진 도시재생사업에 대해 전년도 대비 두 배 가까운 예산을 편성한 데 대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역 간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근본적 처방과 도시 전면 재개발은 미룬 채, 마을가꾸기 수준의 도시재생사업에만 몰두한다면 세계 선진국 수준의 수도 서울은 요원할 것이다.

복지예산도 박 시장 취임 초기(4조) 보다 3배나 불어난 11조 규모이다. 계층 간 사다리를 마련하는데 필요한 복지 예산의 경우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시민의 충분한 공감대 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되는 서울사회서비스원, 서울형유급병가 등을 예산에 반영시킨 데 대해 앞으로 서울시의회에서 보다 신중한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자유한국당 시의원 일동은 비록 소수지만 각자의 상임위와 예결특위를 통해 서울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현미경 검증’을 진행할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예산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지원과 협조로 협치의 정신을 실천할 것이다.

그러나 박원순 시장 공약의 성과내기에 급급한 시민혈세 낭비 사업에 대해서는 철저히 따지고 끝까지 투쟁할 것을 밝힌다. 시민여러분의 많은 격려와 질책을 부탁드린다. 자유한국당 서울시의원 일동은 ‘서울시민의 눈’으로 감시와 견제를 게을리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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