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위원 여명(자유한국당·비례)이 지난 27일 조희연 교육감이 발표한 두발자유화에 대해 ‘머리를 물들이고 파마하면 학생 개성이 드러날 것이라는 발상은 구시대적 발상’ 이라며 보다 근본적으로 ‘학교는 기초지식 외에도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기 위한 사회적 힘을 길러주는 곳’ 이라며 다음과 같은 논평을 냈다. (이하 논평 전문)

“두발자유화 전면 시행” 교육감님, 그게 의제입니까?

지난 8월 31일 서울시의회 임시회에 출석한 조희연 교육감의 복장은 퍽 가벼웠다. 경쾌한 색감의 캐쥬얼 재킷과 청바지 차림이었다. 그가 서울시교육감 2기에 돌입하며 의제로 던진 ‘편안한 교복’ 과 ‘두발 자유화’를 적극 홍보하기 위함이었다.

그리고 어제, 조 교육감은 “학생의 기본권 추구를 위해 ‘장발, 펌, 염색’ 등을 허용하고 개성을 장려한다” 는 내용을 전면 발표했다. 서울시 각급 학교는 이미 학생인권조례에 의해 학생 두발 자유화가 안착중이다. 조 교육감의 이번 기자회견은 상급기관이 각 학교가 구성원 간 협의에 의해 조율중인 사안에 대해 일방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한다.

또한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 2018년 대한민국에서 ‘두발 자유화’ 가 천만수도 서울의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이 던질만한 의제의 수준인가 하는 것이다. 청소년이 머리를 염색하고 파마하면 없던 개성이 창출되고 창의력이 샘솟을 것이라는 발상은 대체 어느 시대의 유물인가? 진정한 개성이란 내면에서 발현된다. 청소년에게 ‘개인’ 의 가치를 알려주고 참된 ‘자율’ 이 무엇인지 일깨워주는 교육을 고민해도 모자를 시간에 교육감이 청바지 입고 다니며 이벤트나 벌이는 것은 역량 부족의 발로인가, 아니면 이 운동권 정권의 기본 옵션인가.

학교란 곳은 지식만을 주입하는 곳이 아니다. 사회로 편입될 예비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사회적 존재들이고 각 사회에는 그 사회를 유지시키고 지켜나갈 저마다의 관습과 규율이 있음’ 을 지도하는 곳이기도 하다. 더불어 살아갈 인내를 길러주는 곳이다. 따라서 교육의 내용이 청소년들의 자율과 창의성을 신장시키는 것이되, 생활지도의 경우 원칙을 갖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생인권조례 전면 시행 이후의 교육현장에서는 아직 사회적으로 골이 여물지 않은 청소년들이 인권의 가치를 잘못 이해하고 악용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이미 두발자유화가 안착중인 현실에서 두발자유화를 전면 시행한다고 해서 우리 청소년들이 머리를 뻘겋게 혹은 퍼렇게 물들이고 다니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교육수장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어떠한 교육을 시행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성이다. 그런데 교육감이 앞장서서 교육의 본질을 흩뜨리고 있다. 조희연 교육감에게 묻는다. 조 교육감의 정체성은 교육자인가, 사회학자인가? 교육자라면 앞으로라도 교육의 본질에 보다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 후자라면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우리 사회를 변혁 시킬 ‘담대한’ 이론이나 강구하시길 권유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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