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보증금이 최고 48억원에 달하는 ‘나인원 한남’에 7조원이 넘는 돈이 몰리면서 한남동이 재조명받고 있다. 용산 미군기지 이전과 서울시의 한강변 프로젝트 호재와 주거 쾌적성으로 ‘상위 1% 슈퍼리치’의 보금자리로 급부상 중이다.

지난 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한남동 아파트의 1㎡당 시세는 지난해 1분기 685만원에서 현재 840만원으로 22.63% 상승했다. 서울시 평균 시세(710만원)보다 높지만, 같은 기간 용산구의 상승률인 29.48%(736→953만원)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애초 3.3㎡당 6000만원대 초반에 분양할 예정이었던 ‘나인원 한남’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거부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용산구의 한 공인 관계자는 “시세 대비 분양가가 워낙 높아 분양가 통과는 어렵다고 예상했다”며 “아파트가 아닌 고가 주택의 거래가 워낙 적어 표면상 시세는 낮은 편”이라고 전했다. 과거 성북동이나 평창동에 집중됐던 고급 주거지가 한남동에 생기면서 부자들의 관심은 높아졌다.

KB국민은행이 최근 발표한 ‘거주 부동산에 대한 인식’에 따르면 한남동은 21.9%의 응답률로 압구정동(47.4%)에 이어 두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향후 5년내 부촌으로 인식되는 지역도 압구정동(38.5%), 한남동(27.2%) 순이었다. 압구정동이 8.9%포인트 하락한 반면, 한남동은 5.3%포인트 상승했다. 쾌적한 주거환경은 한남동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다.

지리적으로 북쪽엔 남산이, 남쪽엔 한강이 있는 배산임수 입지다. 용산공원과 매봉산공원도 가깝다. 문화ㆍ예술과 상업이 몰린 지역적 특징의 영향도 크다. 하나금융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부자들이 지출을 늘리겠다고 답한 항목은 ‘문화ㆍ레저(73%)’였다. 한남동을 중심으로 이태원과 용산동, 한강로동을 중심으로 요식업과 문화ㆍ예술 등 트렌디한 상권이 증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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