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포119안전센터 김건기

펌뷸런스란, 구급대가 출동중에 있어 부득이하게 심정지 환자와 접촉이 늦어질 때 펌프차가 구급대를 대신해 최대한 신속히 환자와 접촉해 심폐소생 및 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해 환자를 소생시키는 제도이다.

1분 1초 사경을 다투는 환자에게 있어서 이러한 펌뷸런스 제도는 필히 시행되고 폭넓게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사무실에 구급출동 사이렌이 울린다. 구급대는 출동중이였고, ‘현장이동이겠거니’하고 지령지를 살펴보니, ‘57세 남자, 청담동 부근 심정지로 쓰러져 있다’는 내용으로 ‘펌프차와 진압대원들은 신속히 현장으로 출동하라’는 지령이다.

‘펌뷸런스의 첫 출동’ 평소에 갈고 닦았던 심폐소생술 연습이 아닌, ‘정말 실전이구나’라는 생각에 한층 긴장이 높아졌고 심장이 더욱더 요동쳤다. 이럴 때일수록 정신 똑바로 차리고 차근차근 대응 해야겠다고 몇 번을 다짐했는지 모르겠다. 우선 심폐소생술에 있어서 머릿속에 크게 중요한 사항들을 정리해보았다. 흉부압박의 위치, 5cm이상의 압박, 호흡과 압박 30:2, 패드부착위치, 분석 중 접촉금지 등 머릿속엔 순서가 교차됐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당황하지 않도록 우선순위를 생각해 이미지트레이닝을 했다.

현장도착! 계단중간쯤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의식과 호흡을 잃은 채 누워 있었고 먼저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있었다. 대원들은 신속히 환자를 인계받고 딱딱하고 편평한 바닥위로 옮겨 눕힌 후 곧바로 가슴압박을 실시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무조건 빨리 보다는 일정한 속도로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다른 대원은 옆에서 기도확보를 하고 또 다른 대원은 옆에서 자동심장충격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일촉즉발의 상황, 대원들 한명 한명이 침착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제세동이 필요합니다” 기계음이 들리자 우리 모두는 환자에게서 떨어진 후, 첫 번째 전기충격을 주었고 바로이어 압박을 계속해서 실시했으나, 환자의 의식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포기하지말고 끝까지 해보자.”

“하나! 둘! 셋! 넷! 다섯!~” 대원들의 눈은 긴박했고,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팔이 떨려오는데도 개의치 않고 교대로 압박을 실시하며 오로지 환자에게만 집중을 했다. “분석중입니다. 환자에게서 물러나 주세요”

“제세동 필요합니다” 우린 두 번째 전기충격을 주었다. 그러자 ‘털썩’ 하는 소리와 함께 환자는 약간의 통증을 호소하며 의식이 돌아왔고, 때마침 구급대가 도착해 환자를 싣고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했다.

사무실에 돌아온 후, 긴 한숨과 함께 어안이 벙벙했다. 30분 후 사무실에 걸려온 전화한통. 조금 전 이송했던 심정지 환자가 의식, 호흡, 맥박 이상없이 전부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이었다. 꽉 막혔던 걱정과 근심이 정화되는 느낌, 뿌듯함. 이것은 화재현장을 다녀와서 느낀 보람과는 또 다른 희열이었다.

사실 이러한 급박한 상황들은 시간과의 싸움인 것 같다. 지령에서부터 신속한 출동 빠른 판단과 정확한 처치가 없었다면 아마도 그 환자를 살려내지 못했을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1분1초, 심정지 환자에게 있어서는 정말 생명과도 같은 시간이다. 시간이 준 선물, 이것이 곧 한 사람의 목숨과 직결되고, 또 그 역할을 우리가 해내야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슴에 새겨야 하고 앞으로도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 대비해 평소 꾸준한 훈련과 지혜를 겸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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