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의회 이혜경 의원

‘국립중앙의료원 원지동 추모공원 옆 이전 확정’ 지난 6일 한 신문기사에 실린 기사제목은 뼛속까지  차가운 날씨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실로 우리의 뇌파를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서초구 원지동 부지매입 비용으로 올해 정부예산 165억원이 신규 반영됨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이 추진된다는 보도였다.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50년대부터 소외계층과 서민들 한사람, 한사람의 건강권을 지켜오며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 중구민과 함께 자라나고 성장한 국립중앙의료원은 그렇게 서민들의 아프고 쓰린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공공의료서비스 기관으로서 중구민의 버팀목이 되어 왔었다.

최근 수년간의 국립중앙의료원 이용자에 대한 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서울시 이용자 중에 중구민 이용자는 연간 6만여명으로 약 24%에 이르고 있다. 전체 진료환자중 취약계층 이용자는 24%, 노령층 이용자는 50%를 상회하고 관내 병원중에 장례식장이 차지하는 비율도 월등히 높은 실정이다.
이를 보더라도 국립중앙의료원은 오랫동안 지역주민과 서민층에게 낮은 수가로 질 좋은 의료혜택을 제공하는 명실상부한 공공의료기관으로 자리잡고 있어 그 필요성은 더할 나위 없이 절실하다.
그런데 아무런 대책없이 이전문제가 불거지면서 수년동안 이에 대한 공방이 끊이지 않았다.

그동안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이 가시화 되었던 이후부터 지금까지 지역 주민들의 소중한 뜻을 받들어 전직 지역구 국회의원과 구 의원들 뿐만 아니라 구민 모두가 하나되어 한 목소리로 오로지 공공 의료서비스의 최후 보루인 국립의료원을 존치시키기 위해 강력한 반대의사를 피력하며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

특히 필자와 중구청에서도 도심 한복판의 유일한 공공 의료서비스의 공백을 우려하면서 주민 서명운동, 구의회 청원,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 등으로 보건복지부, 서울시, 국립중앙의료원 측에 줄기차게 이전을 반대했으며 정책토론회 개최와 주민 설문조사, 주민청원 의견서 채택 등 여러 경로를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의 존치의견을 담아 서울시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끊임없이 강력한 이전반대 의지를 피력했다.  

관계기관을 상대로 한 이러한 요구는 당리당략이나 정치적 이해득실을 초월하여 접근성이 용이한 중구 지역에 서민층 공공 의료서비스 제공을 지속적으로 지켜내고자 하는 이유에서 였다.

그럼에도 중구민의 의견과 공공 의료서비스 제공을 외면하고 아무런 대책없이 국립의료원 이전을 추진한다면 서울의 심장부에 살고 있고 머무르고 있는 도시 서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누가 보듬고 지킬 것인가 ?

국립중앙의료원은 비단 지역인 중구만을 위해 존치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인근에 위치한 동대문관광특구와 올해 개관을 앞둔 DDP를 찾는 수많은 내?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감안하더라도 반드시 도심에 위치해야 할 국가의료기관인 것이다.
또한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은 중구를 비롯한 종로, 성동, 동대문구 등에 거주하는 수많은 서울시민과 350만명 이상의 유동인구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는 의료 공동화 현상을 불러올 것이 자명하다.

몇 해 전부턴가 도심지에 위치한 병원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이다. 용산 중대병원이 그랬고 동대문 이대부속병원도 그렇다. 중구에 위치한 서울백병원도 이전을 한다고 하니 도심 의료공백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는 실정이다. 모두가 좀 더 적극적으로 도심 의료서비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이렇게 모두가 구민과 시민의 소중한 건강과 공공 의료서비스를 지키기 위해 진정성의 마음으로 국립중앙의료원 존치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낼 때  최근 한 인사가 오히려 명분 없는 잣대를 내세워 정치적으로 경쟁관계에 있는 측에서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구민들을 상대로 해프닝을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구민의 공복으로써 부끄러움을 금할 길 없었다. 지역주민을 위해 자신의 본분과 역할은 다하지 못하고 그 책임을 마치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특정 정당에게 있는 듯이 눈속임을 하는 행위를 보면서 너무나 유감스러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중구민의 의견과 뜻을 외면하고 추진되는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을 우리는 명백히 반대한다. 이제부터라도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국립중앙의료원 존치 요구와 아울러, 이전에 따른 의료공백 방지, 그리고 보다 더 나은 대안을 하루빨리 찾을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아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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