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정 희
 (前 강남구의회
부의장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북의 김정일 위원장 사이에 2007년 10월 2일~10월4일 246분 동안 진행되었다는 남북 정상회담의 회의록이 대한민국 대통령 기록물 보관소에 보관되어 있지 않고, 史草失踪이라고 연일 전국이 떠들썩하다. 모 국회의원께서는 “弔義帝文 어디로 갔나?” 고 외쳤다.
弔義帝文은 연산군 시대에 김종직이 항우에게 죽임을 당한 초왕 의제를 애도하여 쓴 글인데, 당시 史官 김일손이 이를 실록 史草에 올렸다. 연산군은 수양대군이 조카 단종을 죽이고 世祖에 등극했음을 빗댄 글이라고 분노하여 김일손을 포함 관련자 모두를 죽이고 김종직을 剖棺斬屍 하는 戊午 史禍를 일으켰던 것이다. 이렇듯 史草는 국가 최고 통치자의 행적을 비롯 역사적 사실에 대한 기록으로 함부로 폐기 할 수 없는 매우 귀중한 史料이다.
당시 남북 정상회담의 유일한 당사자였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생존해 있지 않으니, 본 업무를 담당했던 부처에서는 관련 회의록을 제대로 보관했다가 제대로 인수인계 했는지?  다음 이명박 정부에서는 임기 내 이 회의록을 인수 받아 실체를 본적이 있는지? 누구의 부주의로 없어졌는지? 그 史草가 홀로 걸어 나갔을리는 없는 것 아닌가? 혹시 그 회의록이 국가기록물 보관소까지 전달조차 되지 않은 배달사고인지? 정권마다 침묵하고 보고도 말 못하는 사연이 따로 있는 것인지? 회의록의 그림자도 보지 못한 것인지? 기밀이 줄줄 새는  국가 경영을 보면서 탄식할 뿐이다.
野에서는 부속자료를 열람해서 事實을 확인하자 하고, 與에서는 音源파일을 공개하자 등으로 맞서는데, 이는 모두 눈 가리고 ‘아옹’이다. 아마도 이 회의록을 간수한 분들은 회의록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기 때문에 마구 버리거나 폐기했을 리는 절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史草의 失踪 원인은 안개속이지만, 역사의 진실만은 왜곡(歪曲)되어서는 안된다.
적어도 통일 이전까지는 대한민국의 영토권 보장을 담보하는 NLL관련기록물 하나를 제대로 보관하지 못한다면, 국민은 어떻게 국가의 리더십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본 회의록 관련 당사자는 공직자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는 마음으로 속히 그 史草의 原始資料를 꺼내어 반드시 그 實體를 국민 앞에 내 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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