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한 풍경' - 이억영

 1월 5일 오늘은 새해 첫 절기인 소한(小寒)이다. 아침 서울 기온이 -12.1도로 떨어지고 바람도 동반해 체감 기온은 영하 17도까지 내려갔다. 새해를 맞은 지난 한 주 동안 매서운 추위와 폭설이 이어졌지만 일기예보에는 오늘 낮부터 한파의 기세가 한풀 꺾이겠다고 한다.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 갔다가 얼어 죽었다'는 옛말이 있다고 한다. 24절기 가운데 마지막 절기인 대한(大寒)이 이름 상으로는 가장 추울 것 같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한 즈음이 가장 춥다. 24절기 용어는 고대 중국의 황하(黃河)강 주변 화북(華北)지방의 기후 특징을 나타낸 것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날씨와는 차이가 있다.

 24절기는 달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다고 대부분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24절기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나타나는 기후 변화를 24개의 절기로 구분한 것이다. 고대 중국 주나라 때 달의 움직임을 기준으로 하여 날짜를 계산하는 태음태양력(음력)이 태양에 따른 계절의 변화를 나타내지 못해 이를 보완하려고 고안된 역법이다. 농경 사회에서 곡식을 키우는 일에는 태양의 움직임이 그만큼 중요했기 때문이다.

 '소한 무렵은 정초한파(正初寒波)라 불리는 강추위가 몰려오는 시기이다. 농가에서는 소한부터 날이 풀리는 입춘 전까지 약 한 달 간 혹한(酷寒)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해둔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방에서는 문 밖 출입이 어려우므로 땔감과 먹을거리를 집안에 충분히 비치해 두었다.'

 기자로서 혹한에 대비해 할 일은 소한인 토요일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기자 정신으로 출근해야 하므로 우선 몸이 건강해야 한다. 그리고 항상 열린 귀와 눈을 지니고 사실과 생각을 신속히 문장화시켜야 하니 정신도 건강해야 한다.

 “소한 추위는 꾸어다가도 한다.”는 속담도 있다. 소한 추위를 이겨내면 앞으로 한 해 동안 어떤 역경도 감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꾸지 않아도 내게 와 있는 지금 소한 추위를 사무실에서 꿋꿋이 이기고 있으니 올 한 해 어떤 일이 와도 감내할 수 있을 것이다.

 고로, 정초한파에 한 해 소원을 빈다. 올 한 해 ‘서울자치신문’ 지면을 빛낼 이 시대의 살아 있는 ‘목민심서(牧民心書)’를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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